익산시가 최근 내고장 주소갖기 운동을 명분으로 공무원들을 앞세워 위장전입을 주도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위장전입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빠져나가는 것이 상례여서 누구를 위한 내주소 갖기 운동이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평소에 지속적으로 인구늘리기 사업을 추진하지 않다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뤄지는 인구늘리기여서 비판의 목소리가 더 거세다.

19대 총선 10개월을 앞 둔 2011년 5월말 현재 익산시의 인구는 30만7,588명이다. 국회의원 의석 2개를 유지할 수 있는 상한선인 30만9,279명보다 무려 1,700여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인구 추이를 보면, 지난 2월말까지 지속적으로 인구수가 하락하다 3월부터 5월까지 501명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런 추세라면 19대 총선 선거구 인구확정 기준일인 올 8월말까지 1천700명을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행 국회선거구 획정위의 방침에 따르면 인구가 30만9,279명이 넘지 못하면 국회의원을 한명 밖에 선출하지 못한다. 그래서 현재의 인구 증가 속도대로라면 익산의 국회의원은 한명이 줄어들기 때문에 민주당 최고위원이면서 3선으로 현직에 있는 조배숙 의원의 중앙당 차출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배숙의원이 지역을 떠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조배숙 의원이 중앙당 차출에서 제외될 경우 이춘석 의원과의 경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같은 정치권의 이해관계 속에서 익산시가 공무원들에게 타지역 거주자들의 주소지를 익산시로 이전하도록 수량을 할당하는 등 위장전입 조장의 주체로 떠오른데 따른 시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비등하다.

공무원들 일각도 “죽을 맛”이다. 익산시가 부시장 주관 하에 일명 '내고장 주소갖기 운동'을 추진하면서 격주로 국.소.단장을 통해 실적을 보고토록 했고, 부서별로 매월 정해진 일시에 추진상황 보고회를 개최하면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익산시가 부서장 책임하에 실적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실적이 각 부서 안에서 드러난다. 이 실적이 인사에까지 영향을 미칠 개연성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부담감은 이만저만이 아닌, 실제적인 강제정책으로 비춰지고 있다. 무늬만 '내고장 주소갖기'이지 실제는 위장전입 부추기기라는 게 공무원들 저변 여론이다.

반면, 국가예산확보 등 국회의원 1명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인구를 유입해 국회의원 2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익산시청의 이같은 인구늘리기는 시민을 위한 인구늘리기가 아닌 정치인들 자신들의 역학관계와 권력 유지를 위한 인구늘리기로 비춰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타지역에 거주하면서 익산으로 주소만 옮김으로 인해 파생되는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소지 이전은 노령연금 수당, 주택청약 조건, 학군배정 등에 영향을 미친다. 타 시도간 차량번호를 소유한 차주의 경우 익산시차량등록사업소에서 주소지를 신고해야 한다. 일정 기간 내에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직장인들의 경우 주소지가 이전되면 수당도 받을 수 없다. 

익산시는 "익산에 거주하면서 주소를 옮기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정해진 목표량은 없고 50만 도시 건설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면서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인구늘리기를 지양하면서 위장 전입 등 주민등록법 위법사례가 없도록 합법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산시청은 현재, 유기상 부시장을 중심으로 인구유입 대책반을 편성, 각 과장 책임 하에 1천9백명 목표를 할당하고 행정지원과에서 진두지휘 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