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익산시청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와 오물을 자신들이 일하고 있는 익산시청에 투척해 시 청사 현관이 오물과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익산시는 읍면지역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에 관한 사무를 민간에 위탁키로 하고 지난 19일 익산시청 홈페이지게에대행업체 모집 공고를 냈다. 인건비를 줄이고 경영의 합리화를 꾀하겠다는 것.
이에 읍면지역 환경미화원들은 익산시청 현관에 오물과 쓰레기를 투척하며 시청 진입을 시도했고, 유기상 부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현재의 직영체제를 주장했다.
하지만 유 부시장은 민간위탁으로의 전환 방침을 절대로 철회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한수 시장이 지난 18일부터 일주일 넘게 유럽으로 출장 간 사이 유 부시장이 대신 악역을 떠맡는 듯한 인상이었다.
양쪽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됨에 따라 협상은 결렬됐다.

미화원들 "민간위탁은 약속위반"

환경미화원들이 익산시청에 오물투척을 강행하고 청사에 재 진입을 시도하면서 한 차례 더 오물투척이 예상되자 익산시는 유기상 부시장과 정금채(45)씨를 비롯한 환경미화원 대표 5인과의 협상자리를 2층 회의실에 마련했다. 

미화원 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읍면지역 청소업무의 민간위탁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 표명했다. 공공기관에서 채용했기 때문에 계속 시청에 소속돼 근무하고 싶다는 것이다.

민간위탁으로 전환될 경우 고용불안, 해고, 복지서비스 감소, 업무강도의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익산시의 읍면지역 환경미화 업무 민간위탁 방침 결정과정에서 환경미화원들과는 사전에 어떠한 대화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지난 19일 민간위탁 대행업체를 모집하는 공고를 내기 불과 2~3일 전에 공무원들을 동원해 설득하기 시작했다는 것.

또 이리시와 익산군 통합 당시 읍면지역 출신 환경미화원 3명을 해고한 전례를 들며 민간위탁으로 전환되면 이런 사태가 또 다시 반복된다고 우려했다.

환경미화원 A씨는 "이한수 시장이 2009년 함열읍에서 미화원들과 좌담회 하는 자리에서 본인 임기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민간위탁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상황대로라면 시장이 하는 모든 말들에 대해 신뢰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익산시는 강행 방침

익산시는 어떤 반대가 있더라도 밀어부친다는 방침이다. 민간위탁 명분은 경영의 합리화다.

유기상 부시장은 "익산시가 민간위탁을 추진하는 것은 시정 전반에 대한 서비스를 높이고 행정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민간위탁을 위해 3년 전부터 타당성 용역을 했으며 내부적인 검토 후 진행해왔다는 것이다.

이미 단계적으로 추진해왔기 때문에 원점으로 되돌릴 수 없고, 민간위탁을 통해 서비스의 효율성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게 부시장의 입장이다.

시장이 민간위탁을 안 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실은 현재 파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인지 파악을 해봐야 할 사안이라고도 말했다.

설사 약속을 했다 하더라도 100% 이행될 수만은 없고 지키기 어려운 사안도 있다는게 집행부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유 부시장은 "환경미화원들의 단체행동이 직권면직등 오히려 희생만 발생시킬 것이므로 직원들이 불이익 받는 일이 없도록 법을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환경미화업무를 민간위탁할 경우 익산시는 무기계약직 26명을 채용할 수 있는데, 이 자리가 어떤 사람들로 채워질지는 미지수여서 의혹을 제기하는 눈초리도 적지 않다는 지역 여론이다.

시장 입장이 관건

익산시의 방침에 환경미화원들은 민간위탁 추진 반대 입장을 절대로 철회할 수 없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를 저지하겠는 입장이다.

익산시는 민간위탁 추진을 절대 원점으로 되돌릴 수 없고 직권면직 등 법적조치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28일 유럽에서 돌아온 이한수 시장이 기존 입장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과 환경미화원 대표들간의 면담이 30일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익산시는 오는 31일까지 읍면 환경미화업무 수탁업체 모집을 마감하고 다음달 안으로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