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농협 조합장 보궐선거를 겨냥한 입지자들의 표심잡기가 물밑에서 치열하게 펼쳐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이영덕 조합장이 직원 채용 대가로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 판결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이 조합장은 지난해 11월 4일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뇌물수수혐의가 인정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는데 올해 2월 18일 전주지법 항소심에서도 원심판결이 유지돼 지난 3월10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현행 농협법과 익산농협 정관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이 나면 1개월 이내에 새 조합장을 선출해야 하는데, 선거운동기간은 13일에 불과하다. 

따라서 조합장 예비후보자들은 대법원 상고심이 끝나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는 게 조합원들의 전언이다. 

현재 농협 안팎에서 조합장에 출마할 것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농협 이사 출신 이모씨와 현직 정치인 김모씨다.

이씨는 가족 전체가 쌀 농사를 짓는 전업농이며 익산농협 영농회장과 대의원, 이사를 역임했고, 김씨는 시의원과 시의장을 지내고 현재 선출직 공무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평소 알고 지내는 마을 단위 영농회장과 대의원, 부녀회장, 작목반장 등 '힘 있는' 조합원을 만나거나 지인의 소개를 통해 이들을 접촉하며 자신의 얼굴을 알리고 소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장 당선이라는 목표를 향해 계획적으로 조합원들과의 접촉을 늘리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전선거운동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현 조합장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정관상 선거운동기간은 후보등록일을 포함, 총 13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경우에는 조합장 선거 출마와는 별도로 공직선거법에 따른 사전선거운동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특히 현행 농협 관련법은 선거운동 기간에 한해 선전벽보 부착이나 소형인쇄물의 배부, 합동연설회, 전화와 컴퓨터를 이용한 지지 호소 등 5가지 방법만 허용하고 있다.

한편 현직 선출직 공무원이 조합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공석에 따른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역 정치권에도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