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로컬푸드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익산시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관련기사3면>

로컬푸드는 다국적 식품기업이 선박이나 항공기 등을 통해 유통시키는 '글로벌 푸드'에 대항하는 개념인데, 수입농산물은 어디서 어떻게 생산됐고 유독물질은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로컬푸드는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거래를 통해 값싸고 신선하게 먹을 수 있고, 특히 생산과정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다는 게 소비문화의 대세로 정착하고 있는 이유다.

최근에는 단순히 수입농산물에 대한 거부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가능하면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생산한 것을 먹으려고 하는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로컬푸드는 건강한 밥상을 지키려는 노력에서 시작됐지만, 생산과 유통·소비행태가 환경 친화적이라는 점에서도 매우 윤리적이다. 

국경을 넘어 농산물을 이동시키려면 항공기나 기차, 선박에 기름을 때야 하고, 국내로 수입된 후 각 지방으로 배송되려면 인건비와 연료비 등 물류비가 엄청나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그만큼 많아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로컬푸드 개념으로 보면, 소비자 개인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채소와 과일은 농민이나 농협, 생산자단체나 자치단제가 설립한 매장 또는 장터에서 소비자가 농민으로부터 직접 농수산물을 사거나 농민-매장-소비자 등 최소 2단계에서 매매가 완료된다. 따라서 물류비가 적게 들어 가격이 저렴하다.

하지만 타 지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는 농민-중간상인-도매시장-중간상인-매장-소비자 등 다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물류비 증가는 물론 장거리 이동으로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로컬푸드는 또 소규모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도 제 값을 받고 물건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에 농업과 농촌을 살릴 수 있고, 지역의 돈이 지역민에게 풀린다는 점에서 대형마트에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이기도 하다.

농민은 안정적인 판로를, 소비자는 가족의 건강과 저렴한 먹을거리를 제공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외국의 경우 특히 일본에서 1990년대부터 지역의 생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이 일어나 '착한 소비'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나주시가 지역의 친환경농산물을 학교급식 재료로 우선 공급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본격 추진함으로써 로컬푸드운동이 시작됐는데, 이제는 거의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로컬푸드를 외치고 있다.

이 중 익산시는 로컬푸드와 관련해서는 가장 후진적인 자치단체의 하나로 꼽힌다. 시는 지난 5월 학교급식센터 건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산시가 로컬푸드 개념을 갖고 지금까지 추진한 사업은 아직 한 건도 없다. 바로 옆에 있는 완주군이 수년 전부터 로컬푸드를 농업정책의 핵심으로 설정하고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 것과는 너무 대조된다.

지난 4월 익산지역 농축협 등 14개 기관이 연대해 출범한 '익산탑마루유통연합사업단'은 쌀과 고구마를 팔기 위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지만 로컬푸드 추진 기관은 아니다.

익산시 농기센터 관계자는 "현재 학교급식지원센터 건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의 우수농산물을 학교급식에 활용하는 로컬푸드사업을 급식센터 사업에 포함시킬 것인지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