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고석정

소통신문이 창간 2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애독자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성원 덕분입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그런 애독자들의 사랑만큼이나 부단한 자기성찰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소통신문의 창간이념은 '정의와 민주의의의 보편적 가치' 수호입니다. 우리는 그런 건강한 익산시민의 여망이 비전을 제시할 수 있고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는 에너지라고 믿고 있습니다. 언론은 그런 힘을 모으는 공론의 장이며 공기(公器)라는 생각을 굽히지 않겠습니다.

긍정을 위한 부정과 비판은 그 실행입니다. 무엇보다 권력은 그 속성 때문에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지적하고 바른 길로 가도록 하는 것은 기자정신의 중심입니다. 다행히 우리 사회는 국정원의 민간사찰을 성토하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민주사회입니다.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은 과거 군부독재시절, 할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할 말을 하면 밥줄이 끊길 뿐 아니라 옥살이는 물론이고 고문받다 맞아 죽을 각오를 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생소한 죄명들, 국가기밀누설죄나 국가모독죄 같은 형법 조항이 군부의 무기였습니다.

1986년 한국일보 김주언 기자처럼 권부의 보도지침이나 언론통제에 정면으로 맞선 선배들이 있었기에, 소통신문은 정의를 지키기 위해 비판해야 할 대상과 야합만 하지 않으면 되는 좋은 세상에서 언론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배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할 책무를 다시 한번 다집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점진적으로 완성을 향해 나아가지만, 불행히도 우리의 정치는 타락했습니다. 그로인해 있는 자들이 득세하고 그 횡포가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불순한 정치가 타락시킨 사회의 한 단면입니다. 그 타락의 정도는, 정의를 말하는 자가 반사회적인 인사 혹은 불편한 사람으로 매도되거나 배척되는 현실이 방증합니다.

'너만 잘 났느냐'는 질시와 냉소를 걷어내지 않는 한 정의를 세우는 일은 요원합니다. 부패한 정치를 청산하는 일이 가정 먼저 필요합니다. 그것은 시민과 국민만이 할 수 있습니다. 소통신문은 그런 질서를 바로세우려는 지역주민들의 담론을 공론화하는 데 분골쇄신할 각오를 다집니다.

소통신문은 2차대전 말 독일에 점령되었다가 해방된 프랑스를 기억합니다. 프랑스의 많은 지식인들은 변절하여 독일군이 장악한 괴뢰정부에 아부하며 앞잡이 노릇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해방된 프랑스는 피의 숙청을 단행했습니다. 변절한 지식인들을 더러운 잔재로 규정하고 단 숨에 들어냈습니다. 가장 먼저 신문기자와 논설위원들 수천명이 총살을 당했습니다. 소통신문은 그런 엄혹한 민의를 지표로 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