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초부터 각종 특혜의혹을 불러 일으키면서 추진됐던 익산시의 유스호스텔 건립사업이 전면 무효화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익산시를 감사한 전라북도는 유스호스텔 공모절차 등 행정행위가 위법하다며 공모를 처음부터 다시 실시하라고 처분지시했다.

전북도는 또, 익산시가 위탁자로 선정한 사회복지법인 삼동회는 무자격자라는 점을 확인하고 있어 유스호스텔 건립사업자체가 전면 재검토 될 공산이 높아졌다.

전북도 감사실에 따르면, 익산시는 2006년 11월 29일 유스호스텔 '건립 참여자' 모집공고를 냈지만, 이때 신청서를 제출한 사회복지법인 삼동회는 건립참여자가 아닌 '위탁운영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법인으로 무자격자였다. 또, 실제로는 건립참여자 모집에 응모한 팀은 하나도 없어 그동안 익산시가 진행해온 모든 행정행위가 원천무효라는 것이다.

또한, 삼동회는 다른 법인 소유로 기부체납이 불가능한 토지를 기부체납 하겠다며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익산시는 마땅히 이를 반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를 수용하고 부적격자에게 보완요구를 하면서 특혜를 제공했다. 익산시는 또, 건축설계경기 공모를 내면서 60억원을 제안해 놓고 공모가 끝난 뒤 9억원을 더 증액한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해 삼동회에 특혜를 줬다.

익산시는 지난 2006년 11월 29일 105억원 예산으로 숙박시설(44실/310명), 야외공연장, 식당, 대강당 등 6,612㎡ 규모의 '청소년 유스호스텔 건립 참여자 모집 공고'를 익산시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행정절차법에 따르면, 이 공고기간을 20일 이상 두어 최소 12월 19일까지 알리고 21일째 부터 참여 희망자들을 모집해야 했지만, 익산시는 공고를 낸지 이틀째에 곧바로 접수에 들어가 삼동회만이 유일하게 사업참여자가 됐다.

익산시는 또한, 당시 공고문의 신청자격에는 토지를 무상으로 기부체납을 한 뒤 익산시의 예산으로 건물이 지어진 후 이 건물을 무상으로 임대해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인데, 공고문에는 구체적인 기간 등의 조건 내용도 담지 않았다.

익산시가 20일간의 공고기간을 무시하고, 12월 1일부터 바로 사업참여자를 모집하고 접수를 받았는데 신청서를 접수한 곳은 사회복지법인 삼동회 한 곳밖에 없었다. 기부체납하겠다고 제출한 토지는 자신의 소유여야 하지만 삼동회는 (재)원광학원 소유의 토지를 단지 사용동의서만 첨부해서 제출했다. 또 이 학교법인 소유의 토지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승인도 없이 사용동의서만 첨부해 여기에도 결격사유가 발생했다.

익산시는 이 토지가 삼동회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제출한 서류를 반려해야 했지만 오히려 부적격자인 그들에게 특혜를 줄 목적으로 방법을 알려주면서 보완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익산시의 행정행위가 여기에서만 무효로 그치지는 않았다. 당시 공고문에 따라 건립참여자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지만 삼동회는 건립참여와는 동떨어진 '위탁'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공고문에도 없는 서류를 삼동회가 제출한 것에 대해 익산시는 반려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운영 및 관리기관 위탁공고도 전혀 하지 않고 건립참여자와 위탁기관을 동일시 해버린 것이다.

익산시는 이어 2009년 말 '건축설계경기 공고문'을 내면서 건축공사비를 60억여원으로 하고 60억원이 넘을 경우 불이익을 준다고 공고했다. 하지만 익산시는 계약 당시 계약서 내용 안에 설계변경 금액을 늘릴 수 있는 조건을 붙여놓아 69억원에 설계서를 납품받아 업체에 9억원의 특혜를 줬다.

이에 대해 익산시 담당공무원은 "지금 많은 과정이 진행됐는데 어떻게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할 수 있겠느냐"며 전북도의 처분을 무시하고 사업 강행 의지를 내비쳤다. 전북도 관계자는 "익산시가 이 사안에 대해 전북도의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강행할 경우 '기관 경고조치'의 처분까지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도 관계자는 "익산시가 불법이나 탈법으로 비용을 지출해 감사원이나 행안부 등으로부터 지적당해 기관경고를 받을 경우 정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불한 만큼의 교부세 중단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관경고 처분을 받은 자치단체는 특별감사대상기관으로 지정되고 각종 주요 보조사업과 공모사업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며 재정지원이나 포상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익산시가 지난해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교부세는 1천840억원이며, 익산시가 유스호스텔 사업을 전북도의 처분에 따르지 않고 강행해 기관경고를 받을 경우 수백원의 교부세를 비롯한 각종 지원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 시민사회단체 등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