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시설은 특혜 줘서라도 유치해야”

웅포골프장측의 주선으로 저축은행장을 만나 투자를 요청했다는 송호진 의원의 5분발언과 관련해 익산시청 유기상 부시장은 "단순한 조우였다"고 해명했다.

지난 12일 익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함께 웅포골프장을 방문한 송 의원은 "골프장 측 김 모 회장으로부터 며칠 전 익산부시장을 불러 저축은행장과 만나게 하고 투자협약에 대해 논의하는 등 투자자 확보를 위해 노력했지만 익산시에서 협조를 안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대해 유 부시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손님이 찾아와 식사를 하려고 식당에 갔는데, 마침 옆방에 저축은행장이 와 있다는 말을 듣고 인사나 하는 게 어떠냐는 권유에 명함을 건네고 익산에 투자 좀 해달라고 덕담을 건넨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부시장은 이어 "사전에 어떤 것을 논의하려고 계획한 자리는 아니었고, 우연히 식당에서 만났는데,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있으면 익산시에 제안도 해주시고, 익산시에 관광투자도 좀 해달라는 진담 겸 덕담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완주 전북지사와 부시장이 '현 사업자를 도와주려 한다는 루머가 있다'는 질문에는 "그런 사람들은 지사님과 나를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기본적으로 관광투자는 유치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센티브도 강화하고 조례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 부시장은 "관광투자 유치는 일반투자보다 열배 스무 배 힘들기 때문에 특혜를 줘서라도 유치해야 된다는 게 평소 소신"이라며 "사업자가 누구이든 간에 무엇이 익산시에 도움이 되는지를 갖고 정책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광투자에 대한 이 같은 원칙론적 시각은 사업자의 협약 불이행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익산시의 형편과는 크게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혜를 줘서라도 관광투자를 이끌어내는 이유는 외부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자는 게 목적인데, 웅포관광개발사업 부지에는 수익사업을 위한 골프장만 있는 형편이다.

웅포 관광개발에 2천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투입됐다고 주장하면서도 협약서상 이행토록 되어 있는 관광객들을 위한 휴식공간과 공익시설 조성은 전무하다는 것도 문제다.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자는 근본 목적은 온데간데없고, 공익사업으로 위장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유 부시장은 "특정한 사업자를 완전히 배제했을 때 익산시가 이익인지, 아니면 제3투자자 유치 같은 두 가지 대안을 절충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있는 건지 고민해보자"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