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부족 마커도 없는 벼 위주 수매계획 방송
현 조합장 당선 도왔던 A쌀연구회가 대부분 보유

함열농협이 관내 농가들에게 특정 작목반에서 보유하고 있는 검증되지 않은 벼 종자를 구입하도록 종용, 조합장이 자신의 선거를 도왔던 특정 작목반 A씨 등에게 특혜를 주려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검증이 부족한 품종 선택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 이를 제고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함열농협 관내 농민들에 따르면, 농민들이 지난해까지 농사를 지어 온 벼 품종은 '호품벼와 신동진벼'이다.

그런데 함열농협은 지난 1월 초부터 농민들이 일절 들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품종인 '황금노들'과 '새누리'라는 신품종 종자를 관내 이장들을 통해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방송을 하도록 했다.

방송 내용은, 함열농협이 2010년도에 조합 관내 농민들과 '황금노들, 새누리, 신동진벼' 등의 세가지 벼를 농협 자체 수매하고 계약재배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황금노들, 새누리 등은 신품종으로 전라북도에서도 종자생산계획이 없고 정부나 농업기술센터도 권장하지 않는 품종이다"며, "특히, 이들 품종의 종자 구입처가 A쌀연구회라는 곳으로 한정되어 있는데 타 품종보다 시중가격이 1만원이나 더 비싸다"고 지적했다.

농민들은 또, "당장 종자가 필요한데 함열농협에서 일부만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을 A쌀연구회로부터 구입해야 하는데 결국 조합장을 당선되도록 도왔던 특정인의 종자 장사를 도와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농민들은 이와 함께 "황금노들 품종의 경우 이제 막 개발만 했고 전라북도에서도 종자 생산계획이 없는데 이 품종으로 농사를 지을 경우 병해충 등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져 자칫 잘못하면 폐농의 위험 부담까지 있는 종자를 왜 보급하려는 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익산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새누리 품종의 경우는 DNA 마커가 있어 다른 품종과 비교할 수 있지만, 황금노들 품종의 경우 호적이 없는 벼이고 DNA마커가 없어 다른 품종과 비교 했을 때 그 쌀이 황금노들인지 아닌 지 비교할 방법이 없는 벼이며, 2010년 정부가 권장하는 17개 품종에 속하지 않는 벼이다"고 밝혔다.

논란이 있는 황금노들 품종을 개발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벼맥류부 벼육종재배과 농업연구관은 "황금노들 품종의 경우 우리가 개발했지만 아직까지 전라북도에서는 생산계획이 없고, 새누리 품종의 경우 내년에 보급 생산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함열농협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품종을 보급하는 것이 아닌 자체적으로 종자보급을 위한 채종단지를 만들어 종자를 보급하는 것이기에 정부로부터 완전한 신뢰를 얻지 못한 종자를 농민들에게 보급하는 것이다"며, "농협조합장이 채종단지를 구성할 때에 이사회도 거치지 않았고 조합장이 일방적인 통고를 한 것이며, 지난 2008년 조합장 선거 당시 그를 도와준 데 따른 댓가성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농민은 "황금노들 품종의 경우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앵미'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며 "농업기술센터가 아닌 농협 자체적으로 채종단지를 통해 보급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므로, 함열농협이 이 품종을 농민들로 하여금 경작케 하는 것은 불안한 일이다"고 말했다.

함열농협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른 지역에서 하지 않는 것을 앞서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다"며,

"오늘 8일 이사회를 거쳐 결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A쌀연구회장은 "본인은 전국을 뛰어다니면서 좋은 품종을 생산하려고 노력한 것이며, 남들보다 앞서려는 노력을 하는 데 사람들이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것이 안타깝고, 이번 사안의 경우 농협에서 접근을 잘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정상적인 품종 보급 절차의 경우 우선 농업기술센터 등 정부기관에서 원원종(1년), 원종(1년), 채종단지 재배 증식(1년) 등의 과정을 거쳐 국립종자보급소에서 정선한 다음 품종별로 시군읍면에 배정하여 농민들이 신청, 구매하고 농사를 지은 후 정부나 농협이 수매를 해주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