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가까운 악취·소음 고통·환경피해 감수 강요는 생계 위협
농경지 하천에 폐수 유입 불가피, 지역 농산물·이미지에 ‘먹칠’

9년 여 동안 악취와 소음피해를 입혀 온 도계장이 익산시에 시설증축 허가신청을 제출하자 해당지역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주민들은, 이 도계장이 증설되면 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용량 초과로 폐수 범람이 불가피하게 되어, 이에 따른 인근 농지와 하천을 오염시키는 추가될 문제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주)싱그린푸드시스템(이하 싱그린)은 용안면 송산리에 463-5번지 일원 17,623평방미터(5,330평)의 부지에 136억원을 투입, 산란노계 및 토종닭을 하루 6만 마리씩 처리하는 전문도계장 증축 사업계획서를 붙인 허가신청서를 익산시에 제출했다. 특히, 이 처리장에서는 완전처리가 아닌 1차 처리된 폐수를 하루 780톤씩 배출할 계획이다. 이에 주민들은 "절대로 허가해서는 안된다"며, 3주째 이 회사 공장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싱그린도계장증축반대비상대책위원회와 주민들은 "그동안 심한 악취로 인해 인근 4개마을 주민 500여명이 고통을 받아 왔는데 더 심한 악취 고통을 감수하라는 것이냐"며, 도계장 증축을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또, "시설증축으로 이 공장의 1일 배출될 폐수는 780톤이다"며, 이 폐수가 유입될 함열공공하수종말처리장의 1일 폐수처리 능력은 6천톤인데, 현재 처리량은 5천8백여톤이고, 780톤이 추가로 유입될 경우 500톤이 넘는 처리되지 못한 폐수가 인근 하천과 농로로 범람해 토양을 오염시키고 농작물에 피해를 줄 것이다"면서, 협상과 타협이 없는 원천적인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익산시가 싱그린에 도계장을 허가할 경우 싱그린에서 1차 처리한 뒤 함열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될 폐수 발생량은 하루 최대 780톤이다. 익산시가 도계공장을 허가할 경우 싱그린은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200m 떨어진 마을의 오수와 우수관에 연결시켜 폐수를 함열하수종말처리장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이렇게 이송된 폐수는 기존 함열하수종말처리장에서 현재 처리하고 있는 하루 최대 5천8백여톤과 만나 약 6천580톤이 되어 하루 처리용량을 초과하게 된다. 문제는 우기시에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우기시에는 시설용량 만큼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고 그 나머지는 우수토실을 통해서 방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에도 우기에는 처리용량이 초과해 방류시키고  있는 실정인데, 공장이 설립되면 최소 우수와 오수 폐수가 서로 섞여 하루 최소 1천여톤이 인근 하천으로 흘러가게 된다. 주민들은 "방류된 폐수는 산북천을 지나 금강으로 유입되고, 인근에 있는 수문을 닫을 경우 천을 타고 되돌아 다시 농수로에 유입되어 인근 토양과 논작물을 오염시킬 것이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우기시에는 유량도 많을 뿐만 아니라 빠른 유속으로 인해, 더 많은 양을 더 넓은 영역으로 이동시켜 오염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싱그린에서 발생하는 원폐수의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수치는 2,500ppm이며 COD(화학적산소요구량)는 2,000ppm, SS(부유물질) 2,500, T-N(질소) 250, T-P(인) 60으로 높다. 이 폐수를 방류하기 위해서는 BOD의 기준치인 50ppm과 COD 기준치인 50ppm, SS 50, T-N 50, T-P 5 등으로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처리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이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폐수처리장 면적도 100평방미터 밖에 되지 않아 충분한 시설을 구비할 지에 대해 주민들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싱그린이 악취 전면 차단을 주장하고 있지만, 소각하지 않고 폐수장에 냄새 제거용 미생물을 투입하거나, 발생하는 악취에 수증기를 살포하여 악취를 최소화할 계획이어서 주민들은 악취 차단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싱그린이 폐수장을 북쪽으로 옮겨 시공하고, 생닭 운반차는 탑이 씌워져 있는 냉장차량으로 운반하여 닭털 날림이나 냄새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주장하지만 그동안의 행태로 보아 이를 믿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폐수와 가공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진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곳은 농업지역으로 이들이 발생시키는 악취와 폐수로 인한 지역 오염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판로를 막는 것으로, 익산시가 이를 허가하는 것은 지역민의 생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어 "이 회사가 하림과 관계된 회사라면 하림과 가까운 삼기 일반산업단지에 가는 것이 더 유익일텐데, 그곳에 공장을 설립하면, 냄새 때문에 다른 회사들이 입주를 꺼려하기 때문에 괜한 농민들을 봉으로 여기고 이곳에 증축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싱그린 측에 24시간 균등투입 및 비상 시 오.폐수를 저류할 수 있는 저류조의 설치와 공공하수도 유입유량을 확인할 수 있는 유량계 설치, 대장균군을 처리할 수 있는 소독설비의 설치 및 운영, 수질조건 등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공공하수도 유입차단 밸브이 설치 및 함열공공하수도 운영자에게 유입차단 권한 부여, 공공하수처리구역 편입 이후 공공하수도에 미유입시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수 수질기준 이하로 처리하여 공공수역에 방류 등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허가 할 수 없는 사항이다"고 말했다.

도계장증축반대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싱그린 회장이 현재 (주)하림에서 전체 5개 라인 중에서 1개 라인을 임대해 운영하고 있는 (주)하림과 관계된 자이다"면서, "최근 농림부장관이 하림 회장과 익산시장을 만난적이 있고, 이 자리를 통해 익산시를 압박해 허가를 해주도록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히고, "익산시장은 통화에서 이를 부인했고, 정부나 하림이 어떠한 압박을 한다 해도 이곳 주민들이 생명의 땅인 농토를 오염시키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목숨을 걸고 이 땅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 오삼규 기자